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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 역사탐방(66)
1983 시즌 전관왕 고려대와 감독 킹슬리 서(Kingsley Suh)

고려대가 오랜 잠에서 깨어났다. 1983년 춘계와 추계 그리고 이듬해 동계까지 거머쥐며 전관왕 타이틀을 차지한 것이다. 서울 춘계는 1981년에 이어 2년만에 우승컵을 찾아왔고, 추계는 무려 16년만에 그리고 동계는 처음으로 우승을 하였다. 하나 더 미8군 고교 우승팀 울버린즈에게도 승리하였다. 도대체 무엇이 고려대 미식축구팀을 변화시켰나?

1983년 춘계 성대와 고대 경기/코리아 헤럴드 5월 15일 보도/오류동구장

1983년 춘계 2년만에 왕좌 복귀
1983년 5월 10일 부터 14일까지 5일간 오류동 럭비구장에서 열린 서울시 춘계 대회에서 고려대는 첫날 강적 연세대에 8-6으로 가까스로 승리를 거둔 후에 둘째 날에 한양대에는 12-16으로 패배하면서 한때 대회 전망이 어두워었다. 그러나 킹슬리 감독의 작전에 따라 수비를 강화시키면서 서울대를 32-0으로 격파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날 강호 성균관대에는 옵션을 비롯한 다양한 플레이로 성대의 수비를 유린하면서 RB 이득훈이 2개의 터치다운을 터뜨리는 수훈에 힘입어 모두 3개의 터치다운을 터뜨리며 성대를 20-8로 격파하였다. 종합전적 3승 1패로 연세대와 동율이 되었다. 그러나 대회 규정인 승자승의 규칙에 따라 고려대가 1위가 되어 2년만에 다시 우승을 거머쥔다.
대회 MVP에는 QB 민병익이 지도자상에는 감독 킹슬리가 수상하였다.

종합 결과
우승 고려대 3승 1패/2위 연세대 3승 1패(이상 승자승)/3위 한양대 2승 2패/4위 성균관대 2승2패(이상 승자승)/5위 서울대 4패

개인상 선수상: MVP 민병익 고려대/우수 공격상 김종현 연세대/우수 수비상 권남건 성균관대
지도자상: 킹슬리 서 고려대 감독

1983년 서울 춘계 고대 우승기사 5월 15일(고려대 50년사)

고려대 16년만에 추계 우승
1983년 추계는 9월 24일 부터 11월 5일까지 미8군 롬바르디 필드에서 주말 대회로 열렸으며 서울의 5개 대학 만이 출전하였다. 이 대회에서 고려대는 첫날 서울대에 기습적인 공격을 받아 8점을 먼저 허용했으나 타이트앤드 정태원의 더불쿼터 플레이로 포스트로 달리는 윤호규에게 롱패스를 성공시키며 첫 터치다운을 터뜨렸고, 이것을 시작으로 4개의 터치다운을 추가하면서 36-8로 대승을 거두었다. 둘째 주에는 성대에 41-0, 셋째 주에 한대에는 14-0으로 마지막 주에는 연대에 16-0으로 종합 4승으로 봄철에 이어 다시 우승을 거머쥐었다. 전 경기를 통해 허용한 점수는 불과 8점 얻은 점수는 107점이다. 실로 막강한 수비력과 또한 공격력을 보여주었다. 실로 16년만에 전국 우승이다. 1967년 건국대 구장에서 한양대와 6-6으로 무승부가 되어 공동 우승을 한 이후 추계는 처음이다. 지금 매년 열리는 전국대회는 이 대회를 이어 받은 것으로 이때가 24회가 된다.
당시 쿼터백 민병익에 의하면 주말 경기이기 때문에 다음 상대 공격 플레이를 미리 분석해서 미리 대비한 효과가 컸다고 한다. 물론 킹슬리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이다.

경기 결과

9월24일 36-8 서울대/10월 1일 41-0 성균관대/10월 29일 14-0 한양대/ 11월 5일 16-0 연세대/종합 4승

우승: 고려대

1983년 11월 20일 한미 우승팀 단체 사진/앞줄이 치어걸 좌측이 울버린즈 우측이 고려대(김상엽 고려대 OB제공)

한미 통합 챔피온 전에서도 승리
고려대는 추계 우승에 이어 미8군 고교팀의 우승팀인 Wolverines(울브린즈)와 11월 20일 서울 운동장에서 비록 친선이었지만 실질적으로 통합 챔피온전을 가졌다. 정식 경기명은 "한미친선 미식축구대회". 그러나 지난 81년과 82년에 미국 고교팀에 형편없이 당했던 서러움을 씻어내는 경기였다. 경기 킥오프부터 용산 울브린즈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고려대는 지난 해까지 모든 수비수들이 QB만 보고 달려들던 그런 한국대학 팀이 더 이상은 아니었다. 감독 킹슬리로 부터 제대로 배운 수비였다. 더 이상 플레이 액션에 속지 않았다. 각자 자기 플레이를 알고 있었다. 고려대와 울버린즈는 각각 안정된 수비로 경기 스코어는 0-0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고려대는 마지막 쿼터에서 더블윙(슬랏) 포메에션에서 윙백에게 리버스를 윤호규가 터치다운을 터뜨리며 킥도 성공 시켜 7-0으로 극적인 승리를 가져왔다. 대회 MVP는 윤호규가 수상하였다.

1984년 1월 11일 동계 결승전 부산대 -고려대 부산일보 보도

제 4회 동계도 고려대가 품었다. 부산대에 연장전에서 21-20으로 승리

이듬해 부산 구덕야구장부산에에서 1월 5일 부터 열린 제 4회 동계에서 고려대는 경북대에 기권승, 동의대에는 28-0승, 준결승에서 한양에 35-0승으로 거침없는 질주로 결승에서 만난 부산대에도 수월하게 이길 것 같았다. 그러나 결승에서 고려대는 부산대에 0-14로 2쿼터 후반까지 끌려 다녔다. 사실 이상할 것도 없었다. 부산대도 1983년 영남 춘계와 추계에서 전승으로 우승을 한 팀이다. 당시 부산에는 부산대를 비롯하여 동아대 경성대 해양대 등 막강한 강팀들이 있었고 부산대는 이들은 춘추계 2번씩이나 격파를 한 팀이었다. 전열을 정비한 고려대는 수비를 강화시키면서 2쿼터 종반에 6점을 만회하고 그리고 마지막 4쿼터 후반에 8점을 추가하면서 극적으로 14-14로 만들었고 정규시간이 종료되었다.

당시 연장전은 골라인 15야드 전방에서 1st and 10의 공격을 주었는데 선공을 한 부산대는 먼저 QB 김귀원의 중앙 돌파로 터치다운을 성공했으나 측면 돌파를 시도한 트라이를 인치 차이로 실패하였다. 반면 고려대는 2nd down & 10 에서 황영훈에게 패스를 성공시키고 이어 킥도 전성호가 성공시키며 21-20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대회 MVP에는 공격 라인 임병교가 지도자샹에는 킹슬리가 수상하였다.

최종 결승전
부산대 6 8 0 0 6/20

고려대 0 6 0 8 7/21

3-4위전
한양대 8 0 0 8/16

산업대 0 14 0 0/14

종합 성적
우승 고려대/준우승 부산대/3위 한양대/4위 부산산업대
개인상: 최우수 공격상 임병교 고려대/최우수 수비상 김영열 부산대/감투상 정현태 산업대

지도자상: 킹슬리 서

1984년 1월 11일 부산일보 동계 결승 보도

좋은 선배와 후배 그리고 훌륭한 지도자가 한마음으로 뭉치다.
좋은 선수 없이 좋은 성적을 낼수 없다. 이 당시 고려대는 77 학번 민병익(QB), 최주원(DL) 김석찬(LB) 등이 군복무 후 복학하였고, 현역으로 한참 물이 오른 80학번 윤호규(WR)와 정태원(TE) 81학번 정상철(TB) 등이 주축이 되어 고려대를 이끌었다. 당시 서울대 주장 김윤정에 의하면 고려대 선수들의 개개인 기량은 엄청 좋았다고 한다. 그러나 마음만으로 되지를 않았다. 무언가 부족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그 부족을 채워줄 사람이 나타났다.
킹슬리 감독이다.

고려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킹슬리 서 감독과 선수 이상우와 김철홍

킹슬리 서 감독을 만나다.
다음은 고려대학교 50년 사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먼저 킹슬리 감독을 만난 것은 고려대의 커다란 행운이었다. 킹슬리는 재미 동포로 미국 UCLA에서 코너백으로 미식축구를 하였다고 알려졌다. 당시 국내 광고 대행사 대홍기획에서 카피라이터로 근무하던 중에 국내 미식축구를 접하게 되었고 고려대의 터프함에 이끌려 고려대로 들어 오게되었다고 한다. 이전에 고려대는 주장 또는 복학생이 팀을 이끌었고 간혹 선배들이 학교로 와서 후배들을 지도하여 주었다고 한다."

"킹슬리가 처음 왔을 대는 고려대 OB들은 별로 탐탁하지 않게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82년 가을 부터 팀의 수비를 강화 시켰고 공격 플레이도 기존의 러시 위주의 공격 플레이를 옵션, 카운터, 플레이 액션, 샷건 등 다양하게 지도를 하였다. 특히 오더블(audible call), 골라인 플레이 등 당시 한국에는 생소한 많은 플레이를 접목시켜 주었다고 한다(민병익/고려대 50년사).

고려대는 83년 동계에서 한양대에 패하여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킹슬리 감독의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83년 춘계 부터 시작해서 이듬해 동계까지 4관왕을 차지하게 된다.
한마디로 좋은 선수들의 만남 그리고 훌륭한 지도자와 팀 캐미스트리는 고려대를 강팀을 만들어 버렸다.

1984년 1월 10일 제4회 동계에서 지도자상을 받는 킹슬리 서 감독

미식축구가 전부였던 킹슬리 서 감독

고려대 50년사에 쓰여진 "고려대 작전의 새장을 연 재미동포"라는 글에 "킹슬리 감독은 고려대 미식축구 역사를 바꾼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실제로 그가 한국에 있을 때는 독신이라서 그런지 미식축구밖에 몰랐던 것 같다고 한다. 선수들이 그의 집을 방문 했을때 그의 책상 위에는 미식축구 작전 그림 뿐이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결혼을 하고 신혼 여행을 떠날 때도 고려대 운동장에 들려 연습하는 것을 보다가 떠났다는 말이 있다.
그후에도 킹슬리 감독은 1987년 추계에서도 해양대를 격파하고 고려대를 다시 우승팀으로 올려 놓았다.
1987년 말 또는 1988년에 킹슬리 감독은 미국으로 귀국을 했다고 한다. 당시 고려대 QB 민병익은 킹슬리가 2010년 쯤에 세상을 떠났다고 말하고있다. 미국으로 돌아간 킹슬리 감독은 주위의 직장 동료와 친구들에게도 신문 스크랩 또는 앨범 등을 보여주며 한국에서 고려대를 지도 할때를 항상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필자 역시 개인 적으로 킹슬리에게 옵션에 대하여 물어 보고 자문을 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 1985년 춘계 오류동 구장에서다. 1980년 초반에서 중후반 까지 우리나라 미식추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킹슬리 서 감독은 우리나라 미식축구 역사의 한페이지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인용 자료
1. 고려대학교 미식축구부 50년사

2. 부산일보: 1984년 1월 11일 보도 기사
3. 코리아 헤럴드: 1983년 5월 15일 보도기사
4. 개인면담: 김상엽 고려대 OB(66학번)/민병익 고려대 OB(77 학번)/윤호규 고려대 OB(80 학번)/김윤정 서울대 OB

역사 편집: 경북대 미식축구부 감독 명예교수 한길 박경규